미리 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그리고 있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 한가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충격적인 사실은 원래 이 뮤지컬의 주인공이 예수가 아닌 ‘유다’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도 ‘수퍼스타’를 꿈꾸는 ‘끼있는’ 배우들은 예수보다 유다에게 더 매력을 느끼거나 도전해볼 만한 캐릭터로 여기는 일이 많다.
대구공연(12월3∼5일, 시민회관 대강당)에 앞서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미리 본 ‘수퍼스타’는 ‘2002년 최신 버전의 한국 초연’이라는 홍보문구가 거짓이 아닌, 지금까지 수없이 한국무대에 오른 성가극 형식의 수퍼스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무대였다.
우선 이번 공연이 기존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예수를 신의 경지에서 인간의 경계로 끌어내리는 파격적인 내용의 ‘수퍼스타’를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우유부단한 예수와 현실적인 유다를 통해 신화나 전설의 화려함 대신 차가운 현실감각과 사실성을 담고있는 원작 그대로의 결을 살려낸 것. 때문에 극중 예수를 배신하거나 자살을 선택한 유다의 머리 위에서 그를 위로하는 천상의 노래가 들리는 것도 단순한 우연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당신의 위대한 계획에 난 처음부터 희생자였어. 왜 하필 나였을까?”라는 그의 노래 가사는 작은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수퍼스타의 매력은 음악, 특히 새롭게 꾸며진 편곡에 있다. 막달라 마리아가 부르는 절창 ‘어떻게 그를 사랑해’와 주제음악이라고 할 ‘슈퍼스타’ 등 30년 이상 사랑받아온 여러 버전의 ‘수퍼스타’ 음반이 있지만 이번 뮤지컬 넘버들은 유달리 세련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느낌. 노래의 후반부가 완전히 새로워진 ‘게세마니’나 후렴구 부분이 화려하게 뒤바뀐 마리아의 노래 ‘모든 게 괜찮을 거야’ 등은 자꾸 다시 듣고 싶은 싫증나지 않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라스베이거스 쇼를 연상시키는 유다와 무희들의 춤, 기자들이 보도 경쟁을 하는 장면, 거대한 기둥들로 꾸며진 장중한 무대, 시대와 역사적 배경을 초월하는 의상 등도 신(新) 버전의 색다름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다.
또하나, ‘수퍼스타’의 새 공연은 스타탄생의 창구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중반 록그룹 부활의 리드 보컬로 활동했던 예수역의 박완규는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긴 호흡으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폭발적인 샤우트 창법을 과시해 관객을 숨죽이게 했고, 마리아로 매력적인 무대를 선보인 신예배우 이연경도 ‘수퍼스타’의 리메이크 버전이 탄생시킬 스타로서 전혀 손색없는 노래실력과 연기력을 펼쳐보였다. 이와 함께 섬세하면서도 폭넓은 음색의 가수 JK 김동욱은 하이 톤의 보이스 칼라는 물론 전문 뮤지컬 배우가 아님에도 불구, 연기력 또한 기대이상이어서 유다역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이며, 유다역에 더블캐스팅된 이태희 또한 반항적인 눈빛과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줘 인상깊었다.
그러나 헤롯역으로 나온 최주봉의 너무 코믹한 연기로 인해 작품 전반의 리듬이 무너진 점과 몇몇 출연배우들의 매끄럽지 못한 고음처리, 그리고 뮤지컬 넘버들이 이어질 때 다소 부자연스러운 두세번의 장면전환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12월3∼5일 다섯 차례에 걸쳐 시민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를 ‘수퍼스타’ 대구공연은 서울무대에서의 부족한 점을 다듬어 보다 성숙한 완성도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기대를 한껏 해봐도 좋을 듯하다. 문의 파워엔터테인먼트 422-4224.
이현주기자 lh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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